변덕스러운 날씨가 만들어낸 영국의 브랜드
바버는 영국 태생의 100년이 넘은 브랜드입니다. 영국은 날씨가 변덕스럽다 보니 갑작스럽게 내리는 비를 막아 줄 방수 기능을 가진 옷이 발달했습니다. 당시에는 고어텍스 같은 기능성 소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직물에 왁스를 먹이거나 원단 사이에 얇게 고무 층을 만들어 방수 기능을 가진 원단을 생산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방수 기능을 가진 원단으로 의류를 생산한 브랜드가 매킨토시와 바버입니다.
바버의 왁스 자켓
바버는 왁스 처리된 원단으로 만든 왁스 자켓이 유명합니다. 왁스 자켓은 말 그대로 왁스 처리된 원단으로 제작된 자켓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바버의 인기가 높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바버의 왁스 자켓의 인기가 굉장히 높습니다. 바버 비데일, 뷰포트, 인터네셔널은 정말 10년 전부터 꾸준히 언급되고 소비되고 있습니다.
바버의 감성
기능적인 측면에서 이 옷을 본다면 사실 구매할 이유가 없습니다. 요즘은 기능성 원단과 의류가 넘칩니다. 높은 기능성은 물론이고 가볍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왁스 자켓은 그렇지 못합니다. 일단 무겁습니다. 못 입을 무게는 아니지만 두툼한 코트 정도의 무게는 됩니다. 그리고 초기에는 왁스가 묻어나옵니다. 옷을 만지면 왁스가 손에 묻고 백팩을 메면 나일론 소재의 백팩이 왁스에 절어 번들거립니다. 그럼에도 바버의 옷이 지금까지 사랑받는 이유는 바버가 가진 감성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감성을 운운하고 싶진 않지만 감성이라 표현하겠습니다. 다들 바버 하면 떠올리는 어떤 이미지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관리 방법
왁스 자켓은 관리가 정말 애매합니다. 어찌 보면 쉽고 어찌 보면 어렵습니다. 왁스 자켓을 구매하고 폴리백에서 딱 꺼내보면 왁스에 절어있는 옷을 보실 수 있습니다. 가득한 왁스 기운이 마음에 드셔 즐거운 마음으로 바로 착용하신다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왁스 기운이 너무 심한 것 같아 며칠 걸어두었다 입고자 하신다면 주의하셔야 할 게 있습니다. 원단의 겉면이 왁스에 젖어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다른 옷에 왁스가 이염될 수 있습니다. 절대 빼곡하게 옷이 걸린 옷장 안에 보관하지 마세요. 통풍이 잘 되는 공간이 넉넉한 곳에 공간을 두고 보관해주세요. 왁스 얼룩은 드라이하면 보통은 지워지지만 깨끗하게 빠지지 않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왁스에 젖어있기도 하고 따로 세탁을 할 수 없다 보니 보관을 잘못하면 옷에 곰팡이가 생기고 냄새도 납니다. 찾아보시면 곰팡이 핀 바버에 대한 글을 쉽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해주시고 날이 좋으면 햇빛 아래 잠시라도 걸어두세요. 곰팡이가 폈다, 혹은 냄새가 심하게 난다 싶으면 가볍게 물세탁 혹은 드라이클리닝을 해주시고 리왁싱을 진행해주시면 됩니다. 다만 드라이클리닝 이후 왁싱을 생각하신다면 왁스가 많이 소비될 수 있습니다. 드라이클리닝이 왁스를 모두 제거하기 때문입니다.
리왁싱
한때 바버의 리왁싱에 대한 글을 정말 많이 찾아봤었답니다. 그중 기억에 남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왁스가 많이 빠지고 리왁싱을 진행하면 원단이 손상되니 적절한 시기에 리왁싱을 진행하라는 말이 기억납니다. 저는 이 말이 도통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저는 드라이클리닝을 맡겨 왁스를 모두 제거해 봤지만 원단은 상한 구석 하나 없었습니다. 다만 왁스 기운이 하나도 남지 않아 리왁싱을 하기 힘들 수는 있겠습니다. 그러니 리왁싱은 원하실 때 하시면 되지 않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왁스 기운이 가득한 원단이 싫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입어주다 보니 리왁싱 없이 8년을 입었고 꽤 많은 왁스가 자연스레 빠졌습니다. 왁스 기운이 싫었지만 막상 왁스가 빠지고 나니 생각보다 볼품없습니다. 어르신들은 주워온 옷으로 보시기도 합니다. 왁스가 일정하게 빠지지 않아 약간 얼룩덜룩하기도 하고 아무튼 썩 좋진 못합니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처음과 같은 느낌으로 오래 입으시고 싶으시다면 한 번쯤은 왁싱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드라이클리닝
드라이클리닝은 권장하는 세탁 방법이 아닙니다. 케어 라벨을 보면 드라이클리닝을 하지 말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인터넷 상에 바버 드라이클리닝에 대한 글이 몇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사진이나 후기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리왁싱 업체의 작업 후기나 드라이클리닝 해서 옷 버리기 생겼다든지 드라이클리닝 했는데 오히려 마음에 든다든지 짤막한 이야기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호기심에 한번 드라이클리닝을 맡겨봤습니다. 사실 버린다는 마음으로 맡겼습니다. 8년이면 참 오래 입기도 했고 이만 보내준다는 마음으로 맡긴 드라이클리닝이었는데 결과물을 보고 놀랐습니다. 리왁싱 없이 오래 입어 얼룩덜룩하게 빠진 왁스가 깨끗이 씻겨나갔습니다. 그리고 드라이클리닝을 하고 나서야 왜 이 색상을 올리브라고 하는지 알게 됐습니다. 새 제품을 받았을 때 왜 이 색상을 올리브라고 하는지 약간의 의문이 있었는데 왁스가 빠진 원단을 보니 완전한 올리브 컬러입니다. 원단도 잘 살아 있습니다. 왁스가 다 빠져 무게도 조금 가벼워졌고 냄새도 빠졌습니다. 실제로 착용하기엔 밝은 올리브 컬러가 조금 부담되긴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종종 편하게 걸치기엔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어느 정도 입어주다 한번 더 드라이 맡겨 보관할 계획입니다. 오랜 시간 정말 열심히 입으며 쌓은 정이 있어 함부로 버리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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